단 하루 만에 분위기가 180도 바뀌었다. 여러 팀들이 추신수에게 관심을 가지며 후끈 달아오른 듯했지만, 팀 별로 다른 대안을 찾아가는 모양새다. 물론 이제 윈터미팅이 시작된 지 하루가 지났을 뿐이며, 윈터미팅 이후에도 많은 날들은 남아 있다. 하지만 너무 급전직하한 분위기가 왠지 묘하게 다가온다.

메이저리그 윈터미팅이 시작된 지난 10일, 현지에서는 텍사스와 애리조나가 추신수를 노리고 있으며, 분위기가 한껏 달아올랐다고 전했다. 텍사스 지역 언론에서는 1억 3,800만 달러를 예상한다고도 했고, 애리조나는 추신수의 집과 가깝다는 점을 어필할 것이라는 언급도 있었다.

하지만 딱 하루가 지난 11일이 되자 분위기가 달라졌다. 애리조나가 LA 에인절스에서 마크 트럼보(27)를 트레이드로 영입하면서 추신수 영입전에서 발을 뺄 모양새다. 타율은 낮은 편이지만, 30홈런 100타점이 가능한 트럼보다. 폴 골드슈미트(26)의 짝으로 손색이 없다. 그만큼 추신수의 필요성은 그만큼 낮아졌다. 게다가 트럼보는 FA까지 3년이 남았으며, 추신수의 예상 연봉보다 절반 이하의 금액으로 쓸 수 있다.

텍사스 역시 추신수의 몸값이 너무 비싸다며 난색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넬슨 크루즈(33) 영입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비록 추신수보다 2살이 많고, 약물 스캔들에 휩싸이기도 했지만, 20홈런-80타점이 가능하면서도 추신수보다 몸값은 낮다. 게다가 원래 텍사스 소속이었기 때문에 신인 드래프트 지명권을 잃지도 않는다.

추신수의 몸값을 낮추기 위한 구단들의 전략일수도 있고, 반대로 추신수의 몸값을 높이기 위해 스캇 보라스가 의도적으로 퇴짜를 놓은 것일 수도 있다. 아직 협상의 여지는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美 스포츠매체 ESPN은 11일 추신수의 행선지에 대해 기사를 내보냈는데, 상대적으로 비관적인 내용이었다. 여러 구단이 후보지로 꼽히지만, 팀별로 대안이 있거나 여력이 부족해 영입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첫 번째 구단은 텍사스다. 현재 텍사스는 추신수의 몸값이 너무 비싸기 때문에 크루즈를 단기 계약으로 잡으려고 하고 있다. 시애틀도 행선지 후보중 하나다. 로빈슨 카노(31)와 10년 2억 4,000만 달러짜리 계약을 체결했지만, 여전히 외야 보강을 노리고 있다. 하지만 맷 켐프(29) 트레이드에 성공한다면, 추신수 영입은 없던 일이 될 전망이다.

디트로이트 타이거즈는 FA 시장이 열리면서부터 추신수 영입설이 강하게 나왔던 팀이지만 디트로이트는 다른 FA 외야수 라자이 데이비스(33)와 2년 계약을 체결하며 외야수 보강을 마무리했다. 보스턴 역시 후보로 거론됐었지만, 외야수 영입에 장기 계약을 맺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차라리 엘스버리를 잡았을 것이라는 것이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도 코너 외야수를 구하고 있다. 하지만 주요 선수들에게 1억 6,600만 달러를 투자했기 때문에 여력이 없다. 양키스의 브렛 가드너 트레이드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볼티모어 오리올스 역시 후보지만, 내년 시즌 종료 후 FA가 되는 홈런왕 크리스 데이비스(27)와 맷 위터스(27) 잔류를 우선으로 생각중이다.

이 기사를 토대로 판단했을 때, 가장 유력한 행선지는 텍사스 혹은 시애틀로 보인다. 크루즈가 시애틀이 제시한 5년 7,500만 달러를 거부했기 때문에, 텍사스와 2~3년짜리 계약을 맺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약물의 위험도 있다. 게다가 추신수의 몸값이 비싸다면서도 여전히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시애틀은 켐프를 원하고 있지만, 다저스는 현재 시애틀 외에도 디트로이트, 보스턴과도 협상을 진행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시애틀이 특급 유망주인 타이후안 워커(21)를 주면서까지 영입할 의사는 없는 것으로 보여, 만만치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11일 FOX스포츠의 존 모로시는 트위터에 "디트로이트와 다저스가 켐프 트레이드를 논의중이다. 켐프와 브래드 아스머스 디트로이트 감독이 LA 다저스에서 같이 뛰었던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적었다. 명포수 출신의 아스머스 감독은 2009~2010년에 다저스에서 뛰면서 켐프에게 큰 영향을 준 바 있다. 만약 이 트레이드가 성사된다면, 시애틀이 추신수 영입으로 돌아설 수 있다.

물론 여기에다 기존에 영입설이 있었던 디트로이트, 보스턴 등과 '뜬금 계약'이 이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며, 애리조나가 추신수까지 영입할 가능성도 사라진 것은 아니다. 또한 다른 '미지의 팀'이 갑자기 등장할 수도 있다.

기본적으로 추신수의 인기는 여전히 높은 편이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반드시 윈터미팅에서 계약이 체결되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언론 보도대로 보라스가 지난 시즌 FA 프린스 필더(29)의 계약 때처럼 '만만디 전략'을 구사하는 것일 수도 있다. 실제로 보라스는 필더의 계약을 올 1월에 마무리지었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FA 시장에서 1억 달러를 노리다 시기를 놓치며 4년 4,800만 달러라는 헐값에 계약한 마이클 본(30)처럼 될 수도 있다는 평가도 있다. 어느 정도 불안감은 있지만, 본과 추신수는 경우가 다르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현재 추신수의 계약은 많은 팬들에게 최고의 관심사다. 과연 보라스가 추신수에게 어느 정도의 계약을 안겨줄 것인지, 그리고 추신수가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